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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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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일본 교류현장〈 6 〉 대마도의 '부산바람'- 국제신문(2005.2.14)
등록일 2005. 02. 14 조회수 2,109


#국경의 섬이 관광명소로

대마도(쓰시마)가 내세우는 관광 모토는 '국경(國境)의 섬'이다. 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한국인, 그 중에서도 부·울·경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쓴 말이다.

민감한 사안으로 다가올 수 있는 '국경'을 내걸고 장사를 한다(?) 하겠지만, 이것이 바로 대마도의 생존방식일 수 있다.

대마도는 요즘 '내놓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 현지에서 쉽게 확인되는 한류(韓流)가 그걸 잘 말해준다. 이곳의 한류는 '부산바람'이라 해도 무방하다.

지난달 19일 저녁 쓰시마시 이즈하라정(얞原町) 오데바시(大手橋)에 있는 식당 '어선(漁鮮)'. '자연산 전복·생선회 전문점'이라 돼 있지만 우리 식 선술집이다. 이곳엔 소주도 있고 라면도 있다. 한국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식당 카운터쪽 벽에는 '辛라면 400엔-계란도 넣어줌'이란 한글과 우리 돈 백원짜리와 십원짜리가 나란히 붙어 있다.

눈길을 중앙 벽면으로 돌리면 이곳이 한국인지 일본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벽면 가득 한글 낙서가 빼곡하다.



'대마도 소주 한잔 먹고감'. '대마도 여행기념, 전복 맛보고 갑니다'. '대륙을 바라보며 백년대계를 다시 생각합니다'. '변함없는 산업의 전사들, 존경합니다'. 글은 주저리주저리 이어진다.

식당 주인인 호리다(68)씨는 "한국인들이 자주 이곳을 찾아들면서 기념 글을 남기겠다고 하길래 벽에다 쓰라고 했다. 이게 민간 교류 아닌가"하고 말했다.

호리다씨는 한때 부산을 오가며 무역을 했으며, 부산에는 지금도 친구가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글 명함까지 갖고 다녔다.

이같은 벽면 기념낙서는 오데바시 주변 식당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고교 주 4~5시간 한국어 수업



다음날인 20일 오전 쓰시마(땈馬)고등학교 4층 국제문화교류코스 반. 1학년 남녀 학생 20여명이 낭랑한 목소리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전화번호가 뭐예요?" "팔이구구 ○○○입니다."

"(한글공부판의 가, 갸, 거, 겨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읽어보세요." "가, 가, 거, 거…"

한국인 교사의 지적을 받은 한 학생이 혀짤배기 발음을 하자 교실에 한바탕 웃음이 채워진다. 칠판 옆 게시판에는 욘사마(배용준)와 최지우의 사진이 복사되어 붙어 있다.

이 학생들의 소속은 쓰시마고교 국제문화교류코스반. 현재 1학년 18명, 2학년 21명이 이 코스에 들어있는데, 일종의 한국 유학 준비반이다.

이곳 학생들은 주당 한국어 4~5시간, 한국문화 1시간, 한국역사 2시간씩을 정규교과로 배운다. 일본의 공립 고교에서 한국어가 정규 교과로 들어간 곳은 쓰시마고교가 유일하다고 한다. 때문에 일본 신문·방송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쓰시마고교 한국어 강사 김현정(여·30)씨는 "쓰시마에선 지금 한국 유학 붐이 일고 있다. 학비 싸고 기숙사 잘돼 있고 장학금 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데 누가 좋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함께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교사 고지마 미키(여·31)씨는 "한국어 교재가 충분하지 않아 학생들이 다소간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마도 학생들의 부산유학은 지난 2000년 부경대가 길을 텄다. 부경대에는 지난 연말 현재 34명의 일본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지역의 타 대학이나 사설어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일본학생은 줄잡아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활기 띠는 민·관 교류

지난해 5월 부산외국어대 '청소 원정대' 150여명은 대마도 북서부 해안을 찾아 한국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를 치웠다. 컵라면 껍데기와 빈 병, 막걸리 병, 페트 병, 스티로폼 등 대부분 '한국상표'가 붙어있는 쓰레기들이다. 부산·경남지역 해안에서 해류를 타고 떠밀려 간 것으로 보인다.

(주)대마도투어 공진식(40) 대표는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도 한국학생들의 쓰레기 청소를 대서특필할 정도로 본토에서도 관심이 높았고, 대마도 주민들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고 말한다.

대마도에서 열리는 아리랑 마츠리(축제) 때는 한일 양국의 대학생들이 행사를 실질적으로 꾸미고 있다. 양국의 '젊은 피'들은 민간교류의 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대마도 이즈하라에서는 택시기사들도 한국말을 조금씩 했다. 40대 초반의 현지 기사는 유머스런 목소리로 "총각, 지게를 한국에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총각, 지게!"라고 답하자 "우리와 똑같네"라며 웃어재꼈다.

이같은 우호 분위기도 독도 문제를 들이밀면 금세 냉랭해지는 것이 한일간의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쓰시마시청 간부 공무원에게 "대마도가 한국땅이라 말하는 한국인을 보면 기분이 나쁜가"하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역사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린 별로 개의치않는다. 논란은 논란이고 교류는 교류다."

'국경의 섬'에서 확인한 여러 형태의 '한류'는 대마도와 부산이 생각 외로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켰다.

대마도=박창희기자 chpark@kookje.co.kr

사진=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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